일본을 여행할 때 미슐랭 레스토랑이나 고급 가이세키 요리도 좋지만, 진짜 일본의 맛을 경험하려면 골목과 시장으로 향해야 합니다. 현지인들이 매일 찾는 재래시장과 오래된 골목길에는 저렴하고 맛있는 먹거리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초보 여행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시장 골목길 먹방 여행에 대해 지역별로 정리해 소개하겠습니다.
도쿄 아메요코 시장: 활기찬 분위기 속 즉석 먹방
도쿄 우에노역 인근의 아메요코 시장은 외국인 관광객과 현지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활기찬 시장입니다. 이곳의 매력은 다양한 음식들을 ‘즉석’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초밥, 튀김, 꼬치구이, 모츠니(내장탕)까지 시장을 거닐며 바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가득하며, 영어 메뉴를 갖춘 가게도 많아 초보 여행자에게 부담이 없습니다. 또한 말차 디저트, 일본 맥주와 어울리는 건어물 안주 등도 인기 메뉴입니다. 무엇보다 이곳의 분위기 자체가 축제처럼 북적여 먹방 여행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팁: 아메요코의 일부 가게는 현금만 받는 곳도 있으니 소액의 엔화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오사카 쿠로몬 시장: ‘일본의 부엌’에서 즐기는 길거리 음식
오사카 난바 근처의 쿠로몬 시장은 ‘일본의 부엌’이라는 별명을 가진 미식가들의 성지입니다. 190여 개의 가게가 늘어서 있으며, 길거리 음식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먹거리를 자랑합니다. 특히 눈앞에서 구워주는 소고기 꼬치, 바다향 가득한 성게덮밥, 김에 싸 먹는 튀김 어묵, 계절마다 바뀌는 신선 과일꼬치 등 오감을 만족시킬 메뉴가 가득합니다. 대부분의 가게가 테이크아웃을 지원하고 있어 한 입씩 맛보며 걷는 여행이 가능하며, 시장 곳곳에 설치된 간이 테이블도 있어 편하게 쉴 수 있습니다. 외국인을 위한 안내 팻말, 다국어 메뉴판도 점점 확대되고 있어 일본어를 몰라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습니다.
교토 니시키 시장: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감성 먹거리
교토의 니시키 시장은 '교토의 부엌'으로 불리는 전통 재래시장입니다. 400년 역사를 가진 이 골목은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일본 전통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말린 생선, 된장 장아찌, 일본식 젓갈 등 로컬 식재료를 판매하는 상점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감성 길거리 음식도 눈에 띕니다. 계란말이(다시마키 타마고), 니시카와 전통 떡, 말차 아이스크림 등은 꼭 맛봐야 할 간식입니다. 시장 초입에는 작은 카페와 찻집도 있어, 시장 먹방 후 여유를 즐기기에 딱입니다. 팁: 니시키 시장은 좁은 골목으로 이뤄져 있으니 큰 배낭은 피하고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후쿠오카 야나기바시 시장: 현지인 삶 속으로 뛰어드는 로컬 먹방
규슈 후쿠오카의 야나기바시 연합시장은 ‘하카타의 부엌’으로 알려진 전통시장입니다. 관광객보다 현지 주민이 더 많은 이곳은 진정한 일본 로컬 먹방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특히 저렴한 가격의 사시미 덮밥, 신선한 생선초밥, 따뜻한 우동, 손으로 직접 만든 어묵 튀김 등이 인기입니다. 새벽부터 열리는 시장답게 오전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활기차고 신선한 메뉴를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시장 내부에 작은 이자카야도 많아 점심이나 가벼운 저녁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는 적지만, 바로 그것이 일본의 ‘현지감’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먹방 후에는 바로 옆 하카타 강변을 따라 산책하며 소화시키는 여유도 즐길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코스입니다.
삿포로 니조 시장: 홋카이도의 해산물 천국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 삿포로에는 신선한 해산물로 유명한 니조 시장이 있습니다. 이곳은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시장으로, 홋카이도 어획물의 집산지 역할을 하며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시장 곳곳에 위치한 해산물 덮밥 전문점에서는 성게, 연어알, 참치, 가리비가 가득 올라간 카이센동(해산물덮밥)을 맛볼 수 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어, 북적이는 대도시 시장과는 또 다른 매력을 줍니다. 또한, 홋카이도산 옥돔 구이, 킹크랩 찜, 자연산 가리비 구이 등은 꼭 맛봐야 할 메뉴로 꼽히며, 일부 가게는 구매 즉시 바로 구워주는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팁: 오전 9시 이전에 방문하면 신선한 해산물과 비교적 여유로운 분위기를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여행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최고의 먹방 명소입니다.
일본의 시장과 골목길은 그 나라의 일상과 정서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맛있고 저렴하며 현지의 리듬을 느낄 수 있는 ‘먹방 여행’은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최고의 여행법입니다. 다음 일본 여행에는 꼭 시장 골목을 여정에 포함해 보시기 바랍니다.